‘A=B’라는 식의 이분법적인 설명이나 대답은 무의미합니다.
먼저, IVF(시험관아기 시술)에서 체외배양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IVF는 생식세포 정자와 난자가 체외(몸 밖)에서 수정되어 3~5일간 배양 인큐베이터에서 배양을 거친 후 착상 확률이 높은 배아를 선발해 자궁 내로 이식하는 과정을 통해 임신을 시도하는 시술입니다. IVF에서 체외배양 일수는 아무리 최신 배양 인큐베이터라 해도 배아가 착상 시도를 해야 하는 포배기 후반 이전을 넘기지 않고 자궁 내로 배아 이식이 되어야 합니다.
쉽게 설명해서 체외수정이 된 배아(수정란)들은 배양 인큐베이터에서 저마다 성적을 보여준답니다. 배아의 세포분열 속도와 형태 등으로 배양연구원은 배아의 성적을 매기지요. 수정된 배아를 3~5일째까지 지켜보면서 배아마다 성적에 대한 힌트(갈 길이 멀기에 작은 힌트라도)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배아(수정란)의 세포분열을 좀 더 설명하겠습니다.
생명잉태의 핵심은 세포분열입니다. 단세포였던 수정란은 수정된 지 30시간 즈음 지나면서 세포분열을 하기 시작해요. 단면적으로는 세포가 1개에서 2개, 2개에서 4개로 작게 쪼개지는 것 같지만, 배아 세포는 분열할 때마다 DNA를 복제해서 자꾸 만드는 것입니다. 배아 속 핵(염색체, DNA)이 세포 설계도면이 되는 것이지요. 핵(염색체, DNA)의 지시대로 세포는 생명이 되기 위해 온몸의 기초를 다져나간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배아(수정란)가 체외에서 수정된 지 3일째가 되면 배아(수정란)는 6~8개 세포로 나눠지고, 4일째가 빠르면 64세포까지, 5일째가 되면 최소한 100개에서 200개 이상까지 나눠지는 단계에 이릅니다. 이른바 포배기(배반포)가 되는 것이지요. 포배기 후반에는 자궁에 착상을 시도해야 하므로 체외배양 일수는 아무리 길어져도 포배기 후반 이전까지랍니다.
IVF의 꽃은 체외수정과 체외배양입니다. 체외배양은 그 기나긴 세포분열 여정에서 체외에서 딱 3~5일 정도까지 지켜보는 과정입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수정된 지 3~5일째까지 초기 세포분열 상태를 파악하면 그 배아의 성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배아의 성적은 수정된 지 3일째 배아보다는 5일째 배아가 훨씬 더 자신의 정보를 더 보여주겠지요. IVF에서 포배기 배아(5일 배아)까지의 체외배양을 선호하는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며칠 배양한 배아가 좋다’라는 이분법적인 생각은 금물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착상률이 높을 만한 좋은 배아를 골라야 하는 것이 IVF 시술의 최대 숙제입니다. 수정된 지 3일째에 이른 배아는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고, 4일째에 이른 배아는 고 2, 5일째에 이른 배아는 고3이라고 보면 됩니다. 대학입학처에서 신입생을 선발할 때 안정적인 성적으로 선발하려고 하겠지요. 고2 중에서 우수한 성적의 학생을 뽑는 것보다는 고3 중에서 우수한 성적의 학생을 뽑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IVF에서 체외 배양시 5일 배아(포배기까지 체외에서 문제없이 배양된) 중에서도 성적이 좋은 배아를 찾는 이유랍니다.
다만, 배아마다 컨디션이 다릅니다. 체외라는 스트레스로 인해 저마다의 기량(배아의 세포분열)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겁니다. 사실 IVF에서의 체외배양 일수는 배아의 상황에서도 영향을 받지만 배양연구원의 배양 실력(테크닉, 노하우 등)에서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IVF에서 무조건 5일 배양 배아 이식을 고집하면 안 됩니다. 수정된 지 3일째 배아보다는 포배기(수정된 지 5~6일째) 배아가 훨씬 더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기 때문에 건강한 배아를 찾기는 수월해집니다만, 예민한 배아들은 수정된 지 3일째부터 체외배양에 대한 스트레스로 급격히 상태가 나빠질 수 있으므로 무리하게 체외배양 일수를 늘리다가는 배아 이식을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3일 배아에서도 될성싶은 떡잎을 잘 고르면 됩니다.
IVF에서 배아의 체외배양 일수를 포배기(수정된 지 5~6일째)까지 끌고 가는 것은 배아 상태가 좋다고 해서 결정하는 게 아닙니다. Top Quality Embryo(형태와 세포분열 속도가 거의 100점에 가까운 배아)가 2~3일째에 2~3개는 있어야 5일 배양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IVF 시술의 최종 목표는 ‘임신’ 그 자체가 아니라 ‘출산’입니다. 출산까지 산모와 아기가 모두 건강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치의와 담당 배양연구원의 경험에 의한 판단을 믿고 또 믿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