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이란 자궁의 근육세포가 증식되어 혹이 된 양성 종양이다. 과거에는 출산을 끝낸 30대 중·후반이나 40대에서 주로 발병했다면, 요즘 들어서는 발병 연령층이 20~30대 초·중반으로 점차 내려가는 추세다.

가임기 여성에게 자궁근종은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지면 자칫 가임 능력(자궁을 보존해서 임신할 수 있는 능력)을 잃는 불행을 겪을 수 있다. 자궁근종이 발병했을 때 가임 능력을 잃지 않기 위해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까. 임신이 먼저일까, 치료(수술)가 먼저일까. 김광례 인천 서울여성병원 아이알센터 과장에게 조언을 구했다.

 

자궁근종의 원인

 

-자궁근종은 부인과 진료를 받지 않으면 알 길이 없나요.

그렇죠.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정기검진이 아니면 잘 모를 수 있어요. 난임 여성들은 임신이 안 되는 원인을 찾다 자궁근종을 빨리 발견하게 되는 거죠. 40대에 결혼하면서 배꼽에 뭔가 만져진다며 처음 부인과 검사를 하는 분들도 많아요. 자궁근종이 생겨도 발병 위치와 크기, 진행 방향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자궁근종 사이즈가 커져도 자각 증상이 없나요.

소변을 자주 보거나 대변을 시원하게 못 본 느낌이 있으면 덩어리에 대한 증상이거든요. 자궁내막 아래에 발병하거나 자궁 근육층에 있으면 크기가 작아도 생리통이 심하거나 생리량이 많아질 수 있어요. 그 밖에 부정출혈, 요통, 빈혈도 있을 수 있고요. 자궁근종 사이즈가 크면 주변 장기를 압박해 배변 장애나 배뇨 장애가 있었을 테고, 평소에 골반이나 아랫배가 불편했을 거예요. 자각 증상이 전혀 없어서 크기가 10cm 이상 커져 손으로 배를 만지면 인식될 정도가 되어서야 발견하는 분도 있어요. 미혼이어도 부인과 검진은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

 

-자궁근종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여러 원인 중에서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분비가 관여할 거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어요.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하거나 분비되지 않는 폐경 이후에는 근종의 크기가 현저하게 줄어들거든요. 자궁내막은 에스트로겐에 의해 배란 때 두꺼워졌다가 임신이 안 되면 생리혈로 몸 밖으로 배출되는데, 자궁 내 근육세포들이 호르몬에 민감하게 반응했거나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에 배출되지 않고 남아 종양(양성)으로 자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유방암, 난소암은 가족력을 무시할 수 없는데 자궁근종도 그런가요.

직계 가족(자매, 엄마) 중에 40세 이전 자궁근종을 발견했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발병 위험이 6배 크다는 보고가 있어요.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근종이 더 크고 개수가 많은 다발성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비만도 자궁근종의 발병 요인이 되나요.

의견이 분분해요. 어떤 보고서에서는 자궁근종 발생이 비만·당뇨와 관련이 있는데, 비만 여성은 말단 지방조직에서 안드로젠이 에스트로겐으로 많이 전환되면서 호르몬을 상승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또 체중이 10kg 불어나면 근종이 생길 위험이 18% 증가한다는 논문도 있고요.

 

자궁근종과 난임

 

-자궁근종을 확진하기 위해 어떤 검사를 거치나요.

조직검사밖에 없어요. 자궁근종을 절제해서 조직을 검사해봐야 양성 혹인지 확인할 수 있는 거죠. 자궁근종이 의심되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 모두에게 조직검사를 권하지는 않아요. 주로 영상의학적 검사로 확인해요. 특별한 경우, 즉 다발성이거나 초음파로 봤을 때 다른 기관과의 경계가 불명확하다면 CT 또는 MRI 촬영이 필요하지만 대부분 골반 내진 검사와 골반 초음파 검사를 하면 보입니다. 또 근종 중에서 0.1~0.6% 정도는 악성일 때가 있어요. 폐경이 되었는데 근종이 줄지 않는다면 의심해야 해요.

 

-자궁근종이 생기면 무조건 치료를 하거나 수술로 제거해야 하나요.

크기와 수, 위치, 증상에 따라 달라요. 자궁 근육 쪽을 포함해 자궁강에 생기거나 수정란이 착상할 위치에 생기면 난임을 겪을 수 있고 유산의 위험성도 높아집니다. 임신 중 자궁근종이 태반에 가까이 위치하는 경우 조산이나 태아 성장이 저해되기도 하고요. 이럴 때는 해결을 해야 해요.

 

-자궁근종이 난임으로 직결되나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근종이 있어도 임신과 출산을 잘하는 분들이 많아요. 크기와 위치, 증상에 따라 임신에 지장이 없기도 하고 지장을 주기도 하죠. 크기가 4~5cm 이내이고 자궁강에 근접해 있지 않아 자궁강을 변형시키지 않는다면 임신에 별 영향을 주지는 않아요. 하지만 임신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궁 내강을 누르거나 나팔관이 나가는 부위를 압박하는 경우, 난소와 난관의 구조에 영향을 주는 경우라면 난임과 연관이 될 수 있어요.

 

-자궁 내 질환으로 임신, 출산이 불가능할 것 같던 여성이 임신하는 경우도 있나요.

자궁근종이 10cm가량 되는데도 임신하신 분을 봤어요. 그만큼 자궁이라는 기관은 변화무쌍한 요술 주머니 같아요. 근종 크기가 작아도 영향을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크기가 커도 전혀 문제없이 아기를 잘 낳는 분도 있어요.

 

-자궁근종이 착상 자리에 위치하지 않는다면 치료보다 임신을 먼저 서둘러야 하나요.

맞아요. 자궁의 문제보다 난소 기능 저하가 난임의 더 큰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자궁근종이 있다고 해도 치료에만 시간을 보낼 수가 없어요. 임신을 원한다면 자궁근종 치료(혹은 제거) 전에 난임 전문의와 상의해 치료를 먼저 할지, 임신 시도를 먼저 할지를 결정하는 게 좋아요. 만약 자궁근종으로 인해 배아 이식을 하기 어려운 자궁내막이면서 난소 기능 저하까지 심하다면 먼저 난자를 채취해서 체외수정 후 배아를 동결 보존해놓아야 해요. 근종을 제거한 후에 냉동 배아를 이식받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다양한 자궁근종 치료법

 

-비수술적 방법으로 어떤 종류의 치료법이 있나요.

약물로는 호르몬제 치료가 있어요. 그 밖에 중재 시술로 고주파 용해술, 자궁동맥 색전술, 고강도 초음파 집속술(HIFU) 등이 있고요. 수술로는 복강경, 개복수술, 로봇 수술 등이 있습니다. 자궁근종이 10cm 이내이며 다발성이 아니면 대부분 내시경으로 해결돼요. 의사마다 판단이 다른데, 사이즈가 큰 경우는 억제 주사를 통해 자궁근종 크기를 줄인 후 몇 달 후에 내시경으로 수술을 할 수도 있어요. 요즘은 거의 내시경 수술로 합니다.

 

-수술을 선택해야만 한다면 어떤 때 복강경을, 어떤 때 개복수술을 하나요.

주로 자궁근종의 크기와 위치, 의사의 경험과 선호 기술로 선택하게 됩니다. 환자의 복강 상태에 따라 자궁근종이 커도 복강경이 가능한 경우도 있고, 복강경을 하기 어려워 개복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주로 10cm 이상 크기이거나 여러 개가 있어서 수술 시간이 길어질 것 같다면 개복수술을 선택하지요.

 

-개복수술을 해도 가임 능력을 보존할 수 있나요.

개복수술을 하든, 하지 않든 자궁을 보존하는 한 가임 능력을 잃지는 않아요. 자궁이 어느 정도 두께로 절개되었는가에 따라 출산 방법을 정하게 됩니다. 깊게 자리한 근종을 제거하면 후에 제왕 절개술을 권해야 합니다. 그래서 임신을 해야 할 여성에게는 웬만하면 개복수술을 권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