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 사용자는 난임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과불화화합물(PFAS)’이 몸속에 더 많이 쌓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윤형 고려대 보건환경융합과학부 교수와 김동현 고려대안암병원 안과 교수, 강하병 고려대 보건과학연구소 연구교수는 1999~2008년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자료를 바탕으로 20~30대 미국인 7270명을 분석해 콘택트렌즈 사용과 혈중 과불화화합물 농도의 연관성을 검토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아웃도어 의류나 식품 포장재, 종이 빨대, 프라이팬, 화장품 등에 사용되는 방수코팅제 물질인 과불화화합물은 화학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고 생체 내에 오래 잔류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몸속에 쌓이고 내분비계를 교란해 난임은 물론 당뇨병, 갑상선 질환, 고콜레스테롤혈증, 임신성 고혈압, 신장암과 정소암과 같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미국 소비자단체(Mamavation)는 콘택트렌즈 제품에서 과불화화합물로 추정되는 유기 불소가 검출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고려대 연구팀은 콘택트렌즈를 주로 착용하는 청년 인구가 과불화화합물에 더 많이 노출됐을 것이라 보고 실제 사용 여부가 화학물질의 체내 농도를 높이는지 파악했다.
그 결과, 콘택트렌즈 사용자는 미사용자와 비교해 혈중 과불화화합물의 총 ‘바디버든(body burden, 체내 축척 유해 물질)’이 1.2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개별 과불화화합물의 혈중 농도도 콘택트렌즈 사용자가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팀이 과불화화합물 노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교란 요인을 통계적으로 제거하고 관찰한 결과, 콘택트렌즈 사용자는 과불화화합물의 일종으로 발암물질로 지정된 과불화옥탄산(PFOA)이 0.41ng/ml, 과불화헥산술폰산(PFHxS)은 0.28ng/ml, 과불화옥탄술폰산(PFOS)은 1.75ng/ml로 모두 미사용자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PFOA의 노출로 인해 건강이 위험할 것으로 추정되는 인구는 콘택트렌즈 사용자 중 4.5%, 콘택트렌즈 미사용자 중 3.9%로 차이가 났다. 반대로 PFOA 노출로 인한 건강 영향에서 자유로울 것으로 추정되는 인구는 콘택트렌즈 사용자 중 5.8%, 콘택트렌즈 미사용자 중 16.4%로 역시 차이가 두드러졌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는 최근 환경 과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케모스피어(Chemosphere)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