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가 얼마나 활발하게 운동하는지는 남성의 가임 능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다. 운동성이 낮으면 정자가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해 임신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운동성이 높은 정자가 많을수록 정자의 난자 도달률이 높아지고 임신 확률이 올라간다.
에이드리언 닐드 호주 모내시대 전기·컴퓨터시스템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초음파를 이용해 정자의 움직임과 유영 속도를 높이는 데 성공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2월 15일 발표했다. 운동성이 급감한 정자에 초음파 기술을 적용해 정자의 움직임을 최대 266%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남성 난임 환자를 위한 보조 치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정자의 운동성이 낮아 가임 능력이 떨어진 남성의 가임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금연, 적정 체질량 지수 유지, 운동 등이 거론되었다. 적극적인 치료법으로 약물이나 호르몬 치료법이 활용되었다. 대표적인 약물인 ‘펜톡시필린’은 정자의 질과 운동성을 증가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정자의 DNA에 손상을 입히는 등 잠재적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다. 남성 호르몬 요법은 장기간 시행 시 오히려 정자 생성을 억제하거나 무정자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보다 안전한 치료법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이유다.
연구팀은 20∼40세의 건강한 남성 3명으로부터 정자를 기증받아 연구에 활용했다. 연구팀은 개별 정자의 운동성을 세포 수준에서 평가하기 위해 ‘액적(물방울) 기반 미세유체 기술’을 활용했다. 액적 기반 미세유체 기술은 서로 섞이지 않는 두 유체를 이용해 미세유체가 서로 분리되도록 만드는 기술로 생체 내 반응을 미세한 규모에서 짧은 시간 빠른 속도로 연구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증자로부터 얻은 정자 중 운동성이 없거나 운동성이 떨어진 정자 세포에 고주파 초음파를 적용한 뒤 액적 기반 미세유체 기술로 운동성의 변화를 평가했다.
그 결과 초음파 노출이 정자의 움직임을 유도하고 정자의 유영 속도를 향상시킨다는 점을 발견했다. 정자의 운동성은 최대 266%까지 향상됐다. 운동성이 없는 정자의 34%가 운동성이 생기도록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로 초음파가 남성의 난임 보조 치료로 유망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