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ChatGPT, OpenAI) 이미지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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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아기시술(IVF)을 준비하는 여성들이 가장 당황하는 순간 중 하나가 있다. 난관조영술이나 초음파 검사에서 난관수종이 발견된 뒤 의사로부터 “나팔관 제거 수술을 먼저 고려해 보자”는 말을 들을 때다. 임신을 위해 병원을 찾았는데 오히려 임신에 필요한 장기인 나팔관을 잘라내자는 이야기를 듣게 되니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실제로 난임 환자 커뮤니티에서도 난관수종은 가장 논쟁적인 주제 가운데 하나다.

“난관수종이 보이면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하는 의사가 있는가 하면, “무조건 자를 필요는 없다”고 설명하는 의사도 있다. 환자로서는 누구 말이 맞는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난관수종은 나팔관 끝이 막히면서 내부에 액체가 고여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과거 골반염이나 복강 내 염증, 자궁내막증, 수술 후 유착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단순히 나팔관이 막혀 있다는 사실이 아니다. 나팔관 안에 고여 있는 액체가 자궁으로 역류하면서 배아 착상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생식의학 분야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난관수종이 시험관아기 성공률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왔다.

여러 연구에서는 난관수종이 있는 여성의 착상률과 임신율, 출산율이 유의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초음파에서 확인될 정도로 크기가 큰 난관수종은 IVF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한쪽에서는 난관절제술을 적극 권한다.

실제로 유럽을 중심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는 IVF 전에 난관수종이 있는 나팔관을 제거한 여성들의 임신율과 출산율이 개선되는 결과가 보고됐다. 현재도 상당수 생식의학 전문의들은 크고 뚜렷한 난관수종이 확인되면 수술을 우선 고려한다.

 

또 다른 논쟁이 시작된다.

나팔관은 난소와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다. 따라서 수술 과정에서 난소 주변 혈류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난소 기능 저하 환자나 고령 난임 환자의 경우에는 난자 한 개가 아쉬운 상황에서 수술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의료진은 모든 난관수종을 일괄적으로 수술하지 않는다. 난관수종의 크기가 작거나 초음파에서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 또는 난소 기능이 매우 낮은 경우에는 먼저 IVF를 진행하면서 경과를 관찰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절제와 보존이라는 양극단 사이에 새로운 선택지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근위부 난관폐쇄술이다. 나팔관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자궁과 연결된 부위를 막아 난관수종 액체가 자궁 안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나팔관은 남겨두면서도 착상 방해 요인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선택되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 알코올 경화술도 주목받고 있다. 질식 초음파를 이용해 난관수종 안의 액체를 흡인한 뒤 에탄올을 주입해 내부를 경화시키는 시술이다. 복강경 수술 없이 시행할 수 있고 회복이 빠르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알코올 경화술 역시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부 연구에서는 알코올 경화술이 IVF의 임신율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했지만,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근거는 아직 난관절제술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일반론이다. 특정 의료진이 수년간 1000례 이상의 시술 경험을 축적하며 안정적인 성적을 보여왔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결국 난관수종 치료는 단순히 시술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얼마나 많은 경험을 가지고 시행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현재 난임 현장에서는 표준치료로 여겨지는 난관절제술과 함께 알코올 경화술 역시 환자의 상태와 의료진의 경험에 따라 중요한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결국 현재 난임 진료실에서는 세 가지 전략이 공존하고 있다. 나팔관을 제거하는 난관절제술, 나팔관을 남긴 채 연결 부위만 막는 난관폐쇄술, 그리고 수술 없이 시행하는 알코올 경화술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방법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환자의 나이와 난소 기능, 난관수종의 크기, 과거 착상 실패 경험, 향후 임신 계획에 따라 최적의 치료 전략은 달라질 수 있다.

난관수종 치료의 핵심은 나팔관을 지킬 것인가 없앨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건강한 임신과 출산이다.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난임 치료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무조건 잘라야 한다”는 주장도, "절대 잘라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아니다. 환자마다 다른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하나의 답만을 정답으로 믿는 태도일지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난임 진료실에서는 같은 난관수종을 두고도 서로 다른 처방이 나온다. 그리고 그 차이는 의사의 실수가 아니라,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생식의학의 논쟁 그 자체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