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은 몇 mm가 되어야 임신될까?
시험관아기시술(IVF)이나 자연임신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병원에서 한 번쯤은 이런 말을 듣는다.
“자궁내막이 조금 얇네요.”
배아의 등급은 좋은데 자궁내막이 충분히 자라지 않아 이식을 미루거나 에스트로겐 약을 더 써보자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러면 누구나 같은 질문을 한다.
“약 말고 자궁내막을 자연스럽게 두껍게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요?”
답은 조금 의외다. 현재 의학으로는 ‘있지만 제한적’이다. 무엇보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자궁내막이 어떤 조직인지다.
자궁내막은 자궁 안쪽을 덮고 있는 아주 특별한 조직이다. 매달 난소에서 난자가 자라면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E2)의 자극을 받아 두꺼워지고, 배란이 되면 프로게스테론의 영향을 받아 배아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수정란이 도착하면 이 조직 속으로 파고들어 착상이 이루어지고, 임신이 되지 않으면 내막은 월경혈과 함께 떨어져 나간다. 다시 말해 자궁내막은 매달 새롭게 만들어졌다가 다시 사라지는, 인체에서 가장 역동적인 조직 가운데 하나다.
흔히 자궁내막은 ‘침대’에 비유된다. 아무리 건강한 배아라도 딱딱한 바닥에서는 편안히 자리 잡기 어렵다. 반대로 너무 푹신하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침대 역시 좋은 환경이 될 수 없다. 배아가 머물 수 있는 적당한 두께와 건강한 상태가 모두 갖춰져야 한다.
그렇다면 자궁내막은 몇 mm가 되어야 할까.
절대적인 기준은 없지만 현재 생식의학에서는 일반적으로 배란이나 배아 이식 시점에 7mm 이상이면 착상이 가능한 범위로 본다.
8~12mm 정도를 가장 이상적인 범위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으며, 6mm 이하에서는 임신 성공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물론 5~6mm에서도 임신이 되는 사례는 있고, 12mm가 넘는다고 반드시 임신이 잘되는 것도 아니다. 숫자는 확률일 뿐 절대 기준은 아니다.
실제로 의사들이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두께보다 내막의 질이다. 초음파에서 보이는 삼선(Triple-line) 패턴이 잘 형성됐는지, 자궁으로 가는 혈류가 충분한지, 염증은 없는지, 배아를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성이 갖춰졌는지가 착상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9mm의 내막이라도 기능이 좋지 않으면 착상이 어려울 수 있고, 7mm 정도라도 건강한 내막이라면 충분히 착상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단, 착상되더라도 출산까지 완주는 배아가 얼마나 건강한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약을 쓰지 않고 내막을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현재까지 가장 근거가 있는 방법은 의외로 평범하다.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이다. 하루 30~40분 정도 걷기나 실내 자전거 같은 유산소 운동은 골반 혈류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과도한 고강도 운동은 오히려 배란을 방해하거나 호르몬 균형을 깨뜨릴 수 있어 임신을 준비하는 시기에는 적당한 운동이 더 중요하다.
충분한 단백질도 필요하다. 자궁내막 역시 새로운 세포가 계속 만들어지는 조직인 만큼 달걀, 생선, 두부, 콩류, 살코기 등을 통해 하루 체중 1kg당 약 1.2~1.5g 정도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극단적인 다이어트나 저체중은 에스트로겐 분비를 감소시켜 내막이 얇아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생활습관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흡연은 자궁 혈류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과도한 음주와 만성적인 수면 부족, 지속적인 스트레스도 생식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배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내막을 두껍게 만든다는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몸을 지나치게 차갑게 하거나 장시간 냉기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정도는 난임 진료 현장에서도 흔히 권하는 생활습관이다.
영양제에 대한 관심도 크다. 비타민D는 결핍이 있을 경우 착상률과 임신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가 있지만, 비타민D 자체가 내막을 두껍게 만든다는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오메가3 역시 혈류 개선 효과 때문에 많이 복용하지만 내막 두께를 유의하게 증가시킨다는 증거는 제한적이다.
최근에는 비타민C와 비타민E, 코엔자임Q10, L-아르기닌 같은 항산화 영양소도 연구되고 있다. 특히 L-아르기닌은 혈관을 확장하는 산화질소 생성을 도와 일부 연구에서 얇은 자궁내막 여성의 내막 두께가 증가한 결과가 보고됐지만, 아직 연구 규모가 작아 표준 치료로 권고되지는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