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수가 적고 나이까지 많은 경우, 지금까지는 시험관아기시술(IVF)을 준비할 때 코엔자임Q10이나 DHEA 같은 보조제를 선호했다.
최근 이 목록에 ‘항노화 영양제’로 알려진 NMN(니코틴아마이드 모노뉴클레오타이드)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NMN은 세포의 에너지 대사와 DNA 복구 등에 관여하는 NAD(니코틴아마이드 아데닌 다이뉴클레오타이드)를 만드는 전구체다. 우리 몸의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고 손상된 DNA를 고치는 데 필요한 물질인 NAD⁺의 ‘재료’인 셈. 쉽게 말해 NMN을 원료로 몸속에서 NAD⁺가 만들어진다.
NMN 영양제 복용을 단순한 유행으로만 치부하기도 어렵다.
저난소예비력 여성이 NMN을 직접 복용한 연구가 나오기 시작했고, 중국에서는 200명을 대상으로 IVF 임신율과 생아출산까지 확인하는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시험도 등록돼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NMN이 늙은 난자를 젊게 만든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난소기능이 떨어졌다’는 것과 ‘난자 질이 나쁘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AMH(항뮐러관호르몬)나 난포 수(AFC)는 기본적으로 남아 있는 난자의 ‘양’을 가늠하는 지표다. 미국생식의학회(ASRM)도 난소예비력은 난자의 수와 관련된 개념이며 난자 질과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난자의 염색체 정상 가능성과 임신 성공 가능성에는 여성의 나이가 훨씬 강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젊은 저난소예비력 여성과 40대 고령 난임 여성을 단순히 같은 환자군으로 묶어서는 안 된다.
50명 연구에서 임신 12명 대 6명…하지만 근거 수준 낮아
사람이 NMN을 먹은 연구 중 눈에 띄는 결과가 2025년 유럽인간생식배아학회(ESHRE)에서 발표됐다.
대상은 35세 미만이면서 AMH가 1ng/mL 미만이고 AFC가 5개 미만인 저난소예비력 여성 50명이었다. 25명은 배란유도 치료와 함께 NMN을 복용했고 25명은 기존 배란유도 치료만 받았다. 연구 초록에서는 NMN군에서 12명, 대조군에서 6명이 임신한 것으로 보고됐다. 비율로는 48%와 24%다.
숫자만 보면 상당한 차이다. 그러나 이 결과를 그대로 “NMN이 임신율을 두 배 높였다”고 받아들이면 안 된다.
연구 규모가 50명에 불과한 데다 정식 논문이 아니라 학술대회 초록이고, 연구 설계도 ‘후향 연구’라고 명시돼 있다. 초록에는 동시에 25명씩 무작위 배정했다는 표현이 등장하는 등 방법 기술도 일관되지 않는다.
임신과 수정 관련 지표 표현 역시 다소 혼재돼 있으며 임상시험 등록번호도 없다. 연구진 스스로 대규모 무작위시험에서 임신과 생아출산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흥미로운 신호이지 치료 효과를 입증한 연구로 보기는 어렵다.
고령 난자 성숙률은 28.8%→50.7%…그런데 염색체는?
더 흥미로운 결과는 2026년 ESHRE에서 나왔다.
연구진은 IVF 과정에서 얻은 미성숙 GV 난자 840개를 일반 배양액과 NMN을 첨가한 배양액에서 배양했다. 19~36세 여성의 난자 582개와 37~45세 여성의 난자 258개가 포함됐다.
전체적으로 성숙 난자로 회복된 비율은 NMN군 53.1%, 대조군 44.5%였다. 특히 원래 성숙 가능성이 낮았던 37~45세 ‘저예후’ 난자에서는 차이가 더 컸다. NMN을 넣지 않았을 때 28.8%였던 성숙률이 NMN 첨가 후 50.7%로 올라갔다.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차이였다(P=0.007).
여기까지만 보면 NMN이 고령 난자를 되살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고령 난임에서 진짜 중요한 문제인 염색체를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고령 저예후 난자의 정상염색체율은 NMN을 넣어도 유의하게 개선되지 않았다.
더 주목할 부분도 있다. 젊은 여성의 저예후 난자에서는 NMN을 넣었을 때 정상염색체율이 83.3%에서 25.0%로 오히려 낮게 관찰됐다(P=0.031). 다만 해당 분석의 난자 수가 적고 예비연구라는 한계 때문에 이를 NMN의 유해 효과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진 역시 더 큰 규모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적어도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보여준다. ‘성숙 난자가 더 많이 나왔다’와 ‘좋은 난자가 더 많이 만들어졌다’는 전혀 같은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구나 이 실험은 여성이 NMN 영양제를 먹은 연구도 아니다. 이미 채취한 미성숙 난자를 시험관 안에서 NMN이 들어 있는 배양액에 노출시킨 실험이다. 이 결과를 근거로 “NMN 영양제를 먹으면 난자가 좋아진다”고 연결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무리다.
그렇다면 여성이 NMN을 실제로 복용하면 IVF 결과가 달라질까. 바로 이 질문을 확인하는 임상시험이 중국 베이징대 제3병원에서 등록돼 있다.
대상은 20~40세 저난소예비력 여성 200명이다. AMH 1.1ng/mL 미만, AFC 7개 미만, 생리 3일째 FSH 10~20IU/L 가운데 일정 기준을 충족한 여성을 NMN군과 위약군으로 나눈다.
NMN군은 하루 600mg을 2~5개월 복용하도록 설계됐다. 가장 중요한 1차 평가지표는 임상적 임신율이다. AMH와 난포 수뿐 아니라 배아 배양 결과, 생화학적 임신, 생아출산, 유산, 임신 합병증과 신생아 상태까지 추적하도록 했다.
다만 이 시험에서도 아직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ClinicalTrials.gov 등록상 모집 중으로 표시돼 있지만 마지막 정보 갱신은 2024년 5월이다. 당초 1차 연구 종료 예정 시점은 2026년 2월, 전체 종료 예정은 2027년 2월이다. 따라서 2026년 8월 현재 등록정보만으로 실제 연구 진행 상황을 단정하기도 어렵다.
또 다른 저난소예비력·조기난소부전 여성 200명 대상 연구도 NMN 하루 600mg을 3개월 투여하도록 설계됐지만 ClinicalTrials.gov는 현재 연구 상태를 ‘Unknown’으로 표시하고 있으며 결과도 게시되지 않았다.
NMN 연구의 현재 위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2026년 ‘Journal of Assisted Reproduction and Genetics’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이다.
연구진은 NMN과 난자 질을 다룬 연구를 체계적으로 검색해 최종적으로 7편을 분석했다. 그런데 7편 모두 동물실험이었다.
사람 난자 46개의 유전자 발현 자료도 함께 분석했지만 이는 NMN을 먹인 뒤 임신 결과를 확인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난자 성숙 과정에서 NAD⁺와 미토콘드리아 관련 경로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펴본 연구였다.
결론 역시 분명했다. NMN은 동물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산화스트레스, 난자 기능을 개선할 가능성이 나타났지만 인간 생식의학에 적용하려면 표준화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한생식의학회 학술지에 2026년 8월 발표된 최신 리뷰도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동물에서는 난소 노화와 난자 질 개선 가능성이 반복적으로 관찰됐지만 사람에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임상자료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ESHRE의 최신 난소자극 가이드라인에도 NMN을 저반응 또는 저난소예비력 여성에게 사용하라는 권고는 없다. 가이드라인은 성장호르몬을 비롯한 여러 보조치료를 별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NMN은 표준 IVF 보조치료로 자리 잡지 못한 상태다.
결국 봐야 할 숫자는 ‘AMH’가 아니라 ‘정상배아와 아기’
NMN의 생물학적 논리는 매력적이다.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 NAD⁺를 보충해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과 세포 복구 능력을 회복시키겠다는 것이다. 동물실험에서 나타난 결과도 그냥 무시하기에는 흥미롭다.
그러나 난임 치료에서 필요한 증거의 문턱은 훨씬 높다.
AMH가 조금 올라갔는가, 난포가 몇 개 늘었는가, 미성숙 난자가 더 많이 성숙했는가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성숙 난자가 더 많이 채취되는지, 수정과 배반포 형성이 좋아지는지, 정상염색체 배아가 늘어나는지, 임신과 생아출산이 증가하는지, 그리고 그렇게 태어난 아이에게 문제가 없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NMN을 ‘난자 회춘 영양제’라고 부르기에는 결정적으로 빠져 있는 숫자가 있다. 바로 정상배아율과 생아출산율이다.
따라서 현재 NMN의 위치는 ‘고령·저난소예비력 여성에게 효과가 입증돼 처방하는 치료제’가 아니다. 일부 사람 대상 연구가 등장하고 본격적인 IVF 임상시험까지 진입한 실험적 보조요법 후보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몇 년 전 생쥐의 늙은 난자에서 시작된 질문이 이제 사람의 IVF 임상시험까지 넘어온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난자의 시간을 정말 되돌리는지는 아직 아무도 입증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