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의 질도 좋고, 자궁내막도 충분히 두꺼우며, 다른 문제가 없는데도 반복적으로 착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어요. 이 경우 자궁내막수용성검사, 즉 ERA를 권하는데요. 자궁내막이 착상을 수용할 수 있는 상태인지 살펴보는 검사입니다.
여성의 자궁내막은 항상 착상의 준비가 되어있지는 않아요. 따라서 아무리 좋은 배아를 이식해도 자궁내막이 준비가 덜 됐거나 착상 시기가 적합하지 않으면, 임신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요. 그래서 최적의 배아 이식 시기를 알아볼 필요가 있는 거죠.
착상 창문(window of implantation)
배아는 포배기 후반부에 착상 시도를 해요. 배아가 착상 시도를 한다고 해서 착상이 되는 건 아니에요. 자궁내막이 배아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시점이 있어요. 이 시기를 ‘착상 창문’이라고 합니다.
대체로 배란일로부터 5일에서 7일째라고 알려져 있죠. 자궁내막이 포배기 배아를 착상하게끔 허용하는 최적의 상태를 ‘자궁내막 수용성’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의 몸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요. 일반적으로는 배아의 발달 속도와 자궁내막의 발달 속도가 일치해서 착상 상태 배아가 되면 자궁내막도 착상 창문이 열려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배아가 괜찮아도 착상 창문이 열려 있지 않아 임신에 실패할 수 있다는 거죠.
스페인 ERA 연구소에서 54개국 2만4천5백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약 35%가 빨리 열렸다 닫히거나 늦게 열렸다고 합니다. 그중 약 87%가 착상 시점이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 뒤로 밀려있고, 약 13%는 앞으로 당겨져 있었대요.
따라서 여러 임상적 검사를 해도 반복 착상 실패의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 ERA 검사가 최적의 배아 이식일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착상에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관여하기 때문에 이 검사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자궁내막의 수용성 정보를 정확히 알게 되면 그만큼 착상과 임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거죠.
검사 방법
생리 시작 2, 3일째부터 에스트로겐 호르몬제를 복용해요. 호르몬제를 먹으면 자궁내막이 배란 때처럼 두꺼워지거든요.
자궁내막이 충분히 두꺼워지면 황체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주사 또는 질정으로 투여하면서 5일 뒤에 자궁내막 조직을 채취합니다. 이때가 배란 5일 후와 같은 환경이거든요.
이 조직에서 236개의 RNA 유전자 발현을 분석하면 황체호르몬 투여 5일째의 자궁내막이 배아가 착상할 수 있는 최적 상태인 ‘착상기 내막(수용기)’이었는지, ‘착상 전기 내막(사전 수용성)’이었는지, ‘착상 후기 내막(사후 수용성)’이었는지를 알 수 있어요.
검사 기간은 약 2, 3주 정도 걸려요.
이 결과를 참고해서 냉동 배아 이식 주기에서 날짜를 조정해 배아 이식을 시행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착상 전기 내막 상태였다면 냉동 배아 이식을 조금 늦추고, 착상 후기 내막 상태였다면 냉동 배아 이식을 조금 앞당기는 거죠.
물론, 착상에 실패한다고 해서 무조건 권하진 않아요. 별 이상 없이 여러 번 착상 실패를 한 여성에게 권해요.
한 번도 착상이 된 적이 없다면 ERA 검사를 해볼 만해요.
고려할 점
비용이 많이 들어요.
검사를 위해 한 사이클은 시험관아기시술을 하지 못하고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냉동 배아 이식밖에 할 수가 없어요.
또한 수정으로부터 5일째인 포배기 배아까지 나온다는 가정하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배아가 5일 동안 무리 없이 체외배양이 되어야 하고요.
물론 3일째 배아를 이용해 추정 착상 시기보다 2일 먼저 이식할 수도 있지만 착상 시기를 추정해서 하는 거라 효율이 조금 떨어져요.
또 자궁내막 조직을 떼어낼 때 약간의 통증이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