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ChatGPT, OpenAI)을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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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험관아기시술(IVF)에서 냉동배아이식만을 고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난자를 채취해서 수정시킨 후 체외배양을 통해 바로 신선배아를 자궁에 넣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모두 얼려뒀다가 다음 주기에 녹여 이식하는 것이 좋을까.

그렇지 않아도 요즘 들어서 부쩍 난임병원에서는 채취한 난자로 만든 배아를 모두 동결한 뒤 다음 주기에 이식하는 ‘프리즈올(freeze-all·전배아동결)’ 전략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과배란 직후에는 여성의 몸속 호르몬 수치가 크게 올라가 있기 때문에 한 주기를 쉬고 몸이 안정된 뒤 냉동배아를 이식하는 편이 착상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

그렇다면 모든 시험관아기 환자에게 ‘일단 얼렸다가 이식하는 방법’이 신선배아이식보다 실제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까.

2026년 유럽생식의학회(ESHRE)에서 발표되고 국제학술지 ‘인간생식(Human Reproduction)’에 공개된 메타분석 결과는 이에 대해 흥미로운 답을 내놨다. 일반적인 시험관아기 환자에서는 프리즈올과 신선배아이식 사이에 누적 생아출산율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나온 연구 가운데 프리즈올과 신선배아이식을 직접 비교한 신뢰도 높은 임상시험만 추려 다시 분석했다.

처음 검색된 연구는 1556건이었지만,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무작위대조시험은 7건이었다. 여기에 참여한 여성은 모두 4064명으로, 배아를 모두 얼렸다가 이식한 프리즈올군이 2030명, 난자채취 주기에 바로 배아를 이식한 신선배아이식군이 2034명이었다.

 

배아를 모두 얼렸지만 ‘출산 비율’은 높아지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결과는 누적 생아출산율이었다.

누적 생아출산율은 단순히 ‘첫 번째 배아이식에서 아이를 낳았느냐’만 보는 것이 아니다. 한 번의 난자채취로 얻은 배아들을 이용해 신선배아이식과 이후 냉동배아이식까지 이어갔을 때 최종적으로 아이를 출산했는지를 살펴보는 지표다.

6개 무작위시험을 합쳐 분석한 결과 프리즈올과 신선배아이식 사이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

위험비(risk ratio·RR)는 0.98이었다. 쉽게 말하면 프리즈올을 선택했다고 해서 전체적으로 아이를 출산할 가능성이 신선배아이식보다 높아졌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95% 신뢰구간은 0.87~1.11, P값은 0.70이었다.

즉 ‘배아를 모두 얼렸다가 나중에 이식하면 출산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OHSS 위험은 크게 줄었다

 

하지만 프리즈올(전 배아 동결)의 장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 부분은 난소과자극증후군(OHSS)이었다.

OHSS는 과배란 유도 과정에서 난소가 약물에 지나치게 반응하면서 난소가 커지고 복수가 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합병증이다. 심한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악화될 수도 있다.

OHSS를 보고한 4개 무작위시험을 분석한 결과 프리즈올군의 위험비는 신선배아이식군의 0.46이었다. 95% 신뢰구간은 0.27~0.77로 통계적으로도 유의했다.

쉽게 말하면 프리즈올 전략을 사용했을 때 OHSS 위험이 신선배아이식 전략보다 약 54% 낮게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신선배아이식은 난자를 채취한 바로 그 과배란 주기에 배아를 이식한다. 이때 여성의 몸은 난포를 여러 개 키우기 위해 사용한 호르몬의 영향을 받고 있다. 반면 프리즈올은 일단 배아를 모두 동결해두고 이식을 다음 주기로 미룬다.

특히 난소가 과배란 약물에 강하게 반응해 난포가 많이 자란 여성에서는 임신으로 인해 분비되는 사람융모성성선자극호르몬(hCG)이 OHSS를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이식을 미루는 전략이 안전성 측면에서 중요할 수 있다.

 

‘신선배아가 더 좋다’는 뜻일까? 그것도 아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신선배아이식이 프리즈올보다 우수하다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IVF 환자에게 프리즈올을 무조건 적용한다고 해서 누적 생아출산율이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메타분석은 처음부터 난소 반응이 매우 높은 여성이나 다낭성난소증후군(polycystic ovary syndrome·PCOS)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제외했다. 따라서 OHSS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까지 ‘굳이 배아를 얼릴 필요가 없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과거 연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관찰됐다. 규칙적인 월경주기를 가진 여성 4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다기관 무작위시험에서는 생아출산율이 프리즈올군 27.4%, 신선배아이식군 28.7%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 연구에서는 임신까지 걸리는 시간이 프리즈올군에서 더 길었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냉동배아가 좋은가, 신선배아가 좋은가’가 아니라 ‘이 환자에게 지금 신선배아이식을 하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배아를 모두 얼리고 다음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은가’에 가깝다.

난소 반응과 OHSS 위험, 자궁내막 상태, 호르몬 수치, 배아의 수와 발달 상태, 치료 계획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연구진 역시 일반적인 IVF 환자에게 프리즈올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누적 생아출산율을 높이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며, 환자 특성에 맞춰 배아이식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이번 연구는 정식 논문 전체가 아니라 2026년 유럽생식의학회에서 발표된 학회 초록 형태의 메타분석이라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포함된 무작위시험도 7개로 제한적이며 연구마다 누적 생아출산을 추적한 기간에도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이번 결과만으로 특정 환자의 배아이식 방법을 결정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