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ChatGPT, OpenAI) 이미지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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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아기시술(IVF)을 앞둔 환자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한다. “착상이 조금이라도 잘되게 할 방법은 없을까.”

배아이식 직전 자궁 안에 임신호르몬으로 불리는 ‘융모성선자극호르몬(hCG)’을 넣는 치료도 그런 기대에서 시작됐다. 착상에 도움을 주는 신호를 미리 자궁에 전달하면 배아가 더 잘 자리 잡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일부 난임병원에서는 착상률을 높이기 위한 추가 치료로 사용돼 왔다.

그런데 최신 연구 결과는 꽤 단호했다. 넣어도 생아출산율은 높아지지 않았다.

국제 생식의학 학술지 ‘휴먼 리프로덕션 업데이트’ 2026년 7~8월호에 실린 연구에서 연구진은 배아이식 전 융모성선자극호르몬을 자궁 안에 주입한 무작위시험들을 다시 들여다봤다.

단순히 과거 논문의 결과를 모아 계산한 것이 아니라, 신뢰도 기준을 통과한 7개 연구에서 총 2244명의 환자별 원자료를 다시 분석했다.

결과는 거의 ‘차이 없음’에 가까웠다. 융모성선자극호르몬을 자궁 안에 넣은 여성과 넣지 않은 여성의 생아출산 가능성을 비교한 오즈비는 0.99였다. 기준값인 1과 사실상 같은 수치다. 임상적 임신, 계속임신, 유산에서도 뚜렷한 이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동안 일부 연구에서는 효과가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그래서 반복착상실패 환자나 착상이 걱정되는 환자에게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연구의 질이 낮거나 원자료를 확인하기 어려운 연구들을 걷어내고 신뢰도가 높은 시험만 다시 분석했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연구진은 결국 배아이식 전 융모성선자극호르몬 자궁주입을 시험관아기 추가 치료로 제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쉽게 말해 “착상이 잘되라고 하나 더 넣으면 나쁠 것은 없겠지”라는 생각이 실제 출산으로 이어진다는 근거는 없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같은 학술지에 실린 또 다른 연구에서는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번에는 동결배아이식 때 흔히 사용하는 프로게스테론 보강이 대상이었다.

자연주기 동결배아이식은 여성의 자연 배란을 이용해 배아이식 시기를 맞추는 방식이다. 자궁내막을 인위적으로 만들기 위해 여성호르몬을 처음부터 사용하는 호르몬 대체주기와 달리, 몸이 스스로 만든 호르몬 흐름을 이용한다.

문제는 자연주기에서도 프로게스테론을 추가로 줘야 하느냐는 점이다. 병원마다 치료 방식이 조금씩 다르고, “자연 배란을 했으니 굳이 필요 없다”는 의견과 “착상을 돕기 위해 보강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엇갈려 왔다.

이번에 70개 연구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는 흥미로웠다.

여성이 스스로 황체형성호르몬 상승을 보이고 자연 배란한 ‘완전 자연주기’에서는 질 프로게스테론을 보충했을 때 생아출산율이 높아졌다. 프로게스테론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한 상대위험도는 1.43​이었다. 통계적으로 보면 생아출산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약 43% 높게 나타난 것이다.

반면 오비드렐 같은 융모성선자극호르몬 주사로 배란 시점을 맞춘 변형 자연주기에서는 이야기가 달랐다. 프로게스테론을 추가해도 생아출산율이 뚜렷하게 높아지지 않았다. 상대위험도는 1.04로 사실상 큰 차이가 없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하나 있다.

첫 번째 연구에서 문제 삼은 융모성선자극호르몬은 배아이식 직전 자궁 안에 직접 넣는 치료다. 반면 두 번째 연구의 오비드렐은 배란 시점을 맞추기 위해 주사하는 배란유도제다. 같은 호르몬을 이용하지만 목적도, 투여 방법도 전혀 다르다.

이번 결과를 두고 “오비드렐을 쓰면 효과가 없다”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핵심은 배아이식 전에 자궁 안에 융모성선자극호르몬을 넣는 추가 치료가 생아출산율을 높이지 못했다는 것이고, 자연주기에서는 오히려 어떤 방식으로 배란했느냐에 따라 프로게스테론 보강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험관아기시술에서는 환자도 의료진도 늘 같은 고민을 한다. 성공 가능성을 1%라도 높일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다. 그래서 착상접착제, 면역치료, 자궁내 주입, 각종 주사와 보조요법까지 수많은 추가 치료가 등장했다.

하지만 치료가 하나 더 늘어난다고 임신 가능성이 반드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비용은 늘고, 주사와 약은 많아지고, 환자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이번 두 연구가 함께 던지는 메시지는 그래서 의미가 있다. 근거가 없는 것은 과감하게 빼고, 필요한 치료는 환자의 주기와 상황을 따져 정확하게 쓰자는 것이다.

특히 자연주기 동결배아이식을 준비하는 여성이라면 단순히 “프로게스테론을 쓰느냐 마느냐”만 볼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배란된 완전 자연주기인지, 오비드렐 등으로 배란을 유도한 변형 자연주기인지에 따라 접근이 달라질 수 있다.

물론 프로게스테론 연구 역시 실제 생아출산 효과를 직접 비교한 연구 수가 많지는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방향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시험관아기 시술의 경쟁은 이제 ‘무엇을 더할 것인가’에서 ‘무엇을 빼고 무엇만 남길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착상을 잘되게 만드는 비결이 약과 주사를 하나 더 추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 효과가 입증된 치료를 필요한 환자에게 정확한 시점에 사용하는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