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ChatGPT, OpenAI) 이미지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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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난소는 다른 장기보다 빠르게 늙는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난포가 시간이 지나며 줄어들고 결국 폐경에 이른다는 설명이 오랫동안 난소 노화를 설명하는 중심축이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는 한 걸음 더 들어간다. 난소가 늙는 것은 난자가 단순히 ‘소진’되기 때문만이 아니라, 난자와 주변 세포 내부의 에너지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를 관리하는 시스템 자체가 무너지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2026년 발표된 두 연구는 이 변화의 한복판에 미토콘드리아를 놓는다. 하나는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골라 제거하는 ‘미토파지(mitophagy)’이고, 다른 하나는 미토콘드리아의 대사 변화가 세포핵의 유전자 조절까지 흔드는 과정이다. 서로 다른 연구이지만 결론은 한 방향을 향한다. 난소 노화를 단순한 호르몬 감소가 아니라 미토콘드리아–대사–염증–후성유전 변화가 연결된 조직 전체의 노화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망가진 발전소를 버리지 못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가 사용할 에너지를 만드는 핵심 기관이다. 하지만 오래되거나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안에 계속 남으면 에너지 생산 능력이 떨어지고 산화스트레스가 증가할 수 있다. 세포는 이를 막기 위해 문제가 생긴 미토콘드리아를 찾아내 분해하는데, 이 과정이 미토파지다.

지난 2월 온라인 공개돼 5월 '자유라디칼 생물학 및 의학(Free Radical Biology and Medicine)'에 실린 연구에서는 이 미토파지에 관여하는 단백질 PINK1을 제거한 생쥐를 분석했다.

결과는 뚜렷했다. PINK1이 없는 생쥐에서는 난소 무게가 감소하고 난소예비력이 떨어졌으며 과립막세포의 세포사멸이 증가했다. 배란 효율도 낮아졌다. 무엇보다 난자의 변화가 컸다.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분포에 이상이 나타났고 난자 세포질의 파편화가 증가했으며, 염색체를 정확히 나누는 데 필요한 감수분열 방추체 형성도 흐트러졌다. 초기 배아의 발달능력까지 떨어졌다.

흥미로운 점은 미토파지의 대표적인 또 다른 단백질인 Parkin을 제거했을 때는 이 같은 변화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난소에서 PINK1이 기존에 알려진 PINK1-Parkin 경로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방식으로 미토콘드리아 품질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난자 수보다 ‘난자 속 발전소’

 

이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난소 노화 유전자 하나가 발견됐다는 데 있지 않다.

난소예비력은 흔히 ‘남아 있는 난자의 숫자’로 이해된다. 하지만 임신 가능성을 결정하는 것은 숫자만이 아니다. 난자가 수정되고 염색체를 정상적으로 분리한 뒤 배아로 성장하려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미토콘드리아다.

따라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때 제거하지 못하면 난포가 남아 있더라도 난자의 기능은 먼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난소 노화의 핵심 질문이 ‘난자가 몇 개 남았느냐’에서 ‘남아 있는 난자의 세포 기능이 얼마나 건강하냐’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 연구는 생쥐에서 이뤄졌다. PINK1을 활성화하거나 미토파지를 높이면 사람의 난소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람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연결되려면 상당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미토콘드리아 이상이 유전자 스위치까지 흔들었다

 

7월 1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연구는 한 단계 더 복잡한 그림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노화 난소의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등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대사 이상과 세포 노화, 히스톤 변형의 교란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분석했다. 그 과정에서 주목한 것이 SIRT5-SUCLG2 경로였다.

SIRT5는 단백질에 붙은 특정 화학적 표지를 제거하는 효소다. 연구에서는 SIRT5가 미토콘드리아 TCA 회로에 관여하는 SUCLG2 단백질을 조절하고, 이 기능이 떨어지면 SUCLG2의 안정성과 활성이 변하면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흔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미토콘드리아에서 시작된 대사 변화가 세포핵 안의 아세틸-CoA와 히스톤 아세틸화에 영향을 주면서 유전자 발현 패턴까지 바꿨다. 즉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대사 이상이 세포핵의 ‘유전자 스위치’를 건드리는 연결고리​가 확인된 것이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에서 이 경로를 조절했을 때 난소 노화 표현형이 완화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난소 노화의 공식이 바뀐다

 

두 연구를 함께 보면 최근 난소 노화 연구의 방향이 선명해진다.

과거에는 난포가 줄고 에스트로겐과 AMH 등이 감소하는 현상이 주로 관찰됐다면 이제 연구자들은 그보다 앞서 세포 내부에서 무엇이 무너지는지를 추적한다.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와 산화스트레스, 대사 재편, 세포 노화, 염증 반응, 후성유전 변화가 서로 영향을 주면서 난소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올해 발표된 난소 노화 관련 연구들은 이를 ‘대사–후성유전–면역’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하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과 NAD⁺ 감소 등이 후성유전 조절을 흔들고 만성 염증을 촉진해 다시 난포 소실과 난소 기능 저하를 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난소 노화의 원인은 난자가 없어지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닐 수 있다. 난자를 둘러싼 과립막세포가 늙고, 미토콘드리아의 품질관리가 무너지며, 대사가 뒤틀리고, 염증과 후성유전 변화가 누적되는 과정 전체가 난소를 늙게 만드는 것​이다.

 

‘난소 회춘’까지는 아직 멀다

 

이 연구들이 당장 난소 노화를 되돌리는 치료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PINK1 연구와 SIRT5-SUCLG2 연구의 주요 기전 검증은 동물 및 세포 수준에서 이뤄졌다. 사람에게 특정 미토콘드리아 조절제나 보충제를 투여하면 난소예비력이 회복되거나 폐경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임상 근거는 아직 없다.

그럼에도 연구의 방향은 중요하다. 난소 노화를 불가피한 난자 소모 과정으로만 본다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제한적이다. 반대로 미토콘드리아 품질관리와 대사, 염증, 후성유전 조절의 이상이 노화를 가속하는 요인이라면 그 과정 가운데 일부는 언젠가 치료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난소 노화 연구의 질문은 그래서 달라지고 있다.

“난자가 얼마나 남았는가”에서 “남아 있는 난소를 어떻게 건강하게 유지할 것인가”로.

올해 잇따라 나온 미토콘드리아 연구는 난소의 시간이 단순히 난포의 숫자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난소 안에서 끊임없이 돌아가는 작은 발전소를 얼마나 잘 고치고, 망가진 발전소를 얼마나 제대로 치우느냐. 그 보이지 않는 ‘품질관리 시스템’이 여성 생식 노화의 속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