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ChatGPT, OpenAI) 이미지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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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아기시술(IVF)을 시작하면 거의 모든 여성이 과배란 주사를 맞는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배에 주사를 놓고 며칠 뒤 병원에 가면 초음파 화면에 동그란 난포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같은 병원에서 같은 시기에 시술을 시작해도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누구는 난포가 열 개 넘게 자라는데 누구는 두세 개에 그치고, 지난번에는 반응이 별로 없었는데 주사를 바꿨더니 이번에는 난포가 훨씬 잘 자라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난임 커뮤니티에서는 “이 주사가 나한테 안 맞는 것 같다”, “저 주사로 바꾸니 난자가 더 나왔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말 과배란 주사마다 몸의 반응이 다른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수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과배란 주사라고 모두 같은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고, 여성의 난소 역시 같은 호르몬에 똑같이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배란 주사의 주인공은 FSH

 

자연 상태에서는 생리 초기에 여러 개의 작은 난포가 자라기 시작하지만 결국 한 개가 우세난포로 선택돼 배란된다. 시험관아기 시술에서는 난자 한 개가 아니라 여러 개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을 인위적으로 바꾼다. 난포를 성장시키는 난포자극호르몬(FSH)을 외부에서 투여해 여러 개의 난포가 동시에 자라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과배란 주사에는 FSH(난포자극호르몬)가 들어 있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차이가 생긴다.

어떤 주사는 FSH만 들어 있고, 어떤 주사는 FSH에 황체형성호르몬(LH) 활성이 함께 들어 있다. 또 어떤 주사는 사람의 소변에서 정제한 호르몬이고 어떤 주사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든 호르몬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과배란 주사’지만 난소가 받는 신호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FSH가 난포를 키운다면 LH는 뒤에서 재료를 댄다

 

FSH는 난포를 직접 키우는 핵심 호르몬이다. 그렇다면 LH는 왜 필요할까. 난포 안에서는 여러 종류의 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데 LH는 난포막세포를 자극해 안드로겐을 만들도록 하고, 이 안드로겐은 다시 과립막세포에서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된다.

쉽게 말하면 LH가 난포 성장에 필요한 재료를 공급하고 FSH가 그 재료를 이용해 난포를 키우는 식이다.

다만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그렇다고 LH가 많이 들어간 주사가 항상 더 좋은 것은 아니다. 어떤 여성은 FSH만으로 충분히 잘 반응하고, 어떤 여성은 LH 활성이 함께 있을 때 난포 성장이 조금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반대로 LH를 추가해도 별 차이가 없는 여성도 있다.

그래서 최근 난임 치료에서는 “LH가 좋은가 나쁜가”보다 “누구에게 LH가 필요한가”를 더 중요하게 본다.

 

hMG는 흔히 ‘FSH+LH 주사’로 불린다

 

과배란 주사 가운데 자주 등장하는 것이 인간폐경성성선자극호르몬(hMG)이다. hMG은 난포를 키우는 FSH와 난포 성숙을 돕는 LH 계열의 작용을 함께 내는 과배란 주사제다. 흔히 ‘FSH와 LH가 함께 들어 있는 주사’라고 설명하지만, 정확히는 FSH에 LH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성분이 더해진 약이다.

현재 많이 쓰이는 hMG 주사는 FSH와 함께 난포 성숙을 돕는 LH와 비슷한 작용을 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역할은 주로 hCG라는 호르몬이 한다. 반면 재조합 FSH와 재조합 LH를 함께 쓰는 주사는 LH 성분 자체를 별도로 넣어 준다는 차이가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둘 다 ‘난포를 키우는 FSH에 난포 성숙을 돕는 호르몬 작용을 더한 주사’라고 이해하면 된다.

 

“주사 바꾸고 난자가 더 나왔어요”…정말 약 때문일까

 

난임 카페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 가운데 하나다. 이전에는 재조합 FSH를 사용했는데 난자가 몇 개 나오지 않았고, 다음 주기에 hMG 계열을 함께 사용하니 난자가 더 많이 나왔다는 경험담이 적지 않다.

실제로 약의 차이가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그 경험 하나만으로 “이 주사가 나에게 맞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난소는 매달 똑같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생리 초기에 출발하는 기초난포의 수 자체가 달라질 수 있고, 나이와 난소예비력, 이전 자극의 영향, 시작 시점의 호르몬 상태 등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진다.

즉 주사가 달라져서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지만 그달 난소의 출발선 자체가 달랐을 가능성도 함께 봐야 한다.

 

최근 대규모 분석에서는 hMG가 조금 앞섰다

 

그렇다면 연구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2026년 업데이트된 코크란 체계적 문헌고찰은 59개 연구, 약 1만8000명의 시험관아기 시술(IVF) 여성을 분석했다.

재조합 FSH와 hMG 또는 고순도 hMG를 비교한 결과에서는 hMG 계열을 사용한 쪽에서 생아출산 가능성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임상임신 역시 비슷한 방향의 결과를 보였다.

다만 이것을 곧바로 “hMG가 FSH보다 좋은 주사”라고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연구마다 환자의 나이와 난소예비력이 다르고 사용한 프로토콜도 달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험관아기 치료에서는 난자 수 하나만으로 약의 우열을 가릴 수 없다. 난자가 많이 나왔더라도 성숙도가 낮을 수 있고, 난자는 적더라도 좋은 배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사를 많이 맞으면 난자도 많이 나올까

 

과배란 주사를 시작하면 용량에도 관심이 커진다. 150IU를 쓰는 사람도 있고 225IU, 300IU 이상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흔히 “용량이 세면 난자가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소는 수도꼭지처럼 주사를 많이 넣는다고 난자가 계속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도 정상적인 난소 반응이 예상되는 여성에게 FSH 150IU와 225IU를 비교했지만 높은 용량을 사용한다고 채취 난자 수나 생아출산율이 더 좋아지지는 않았다.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FSH를 더 많이 투여해도 난소가 추가로 반응하지 않는 이른바 ‘FSH 천장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임 치료에서 “주사 많이 맞았다”와 “난소 자극을 잘했다”는 같은 말이 아니다.

 

AMH 높은 여성은 오히려 덜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배란에서 특히 조심해야 하는 여성도 있다. AMH가 높거나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는 여성이다. 이런 여성은 작은 용량에도 난포가 한꺼번에 많이 자랄 수 있다. AMH(항뮐러관호르몬)는 난소에 남아 있는 난포의 양, 즉 ‘난소 예비력’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난자가 많이 나오면 무조건 좋아 보이지만 난포가 지나치게 많이 자라면 난소과자극증후군(OHSS) 위험이 커진다.

최근에는 AMH와 체중을 이용해 처음부터 개인별 FSH 용량을 계산하는 방식도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폴리트로핀 델타다.

관련 연구에서는 이러한 개별화 용량을 사용했을 때 기존 방식과 비슷한 임신 성적을 유지하면서 과도한 난소 반응과 OHSS 위험을 줄일 가능성이 확인됐다.

결국 난소예비력이 좋은 여성에게는 더 강한 주사가 아니라 오히려 적절하게 줄인 주사가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난자는 많을수록 좋은 것도 아니었다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해본 여성이라면 채취 전 가장 궁금한 숫자가 있다. “난자가 몇 개 나올까.”

한 개라도 더 나오길 바라지만 연구에서는 난자가 계속 많아진다고 출산 가능성이 계속 올라가는 것은 아니었다.

최근 분석에서는 신선배아이식 기준으로 대략 8~14개의 난자가 채취됐을 때 좋은 결과가 나타났고, 난자 수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OHSS 위험이 증가했다.

이 때문에 최근 난임 치료의 목표는 예전처럼 “가능한 한 많이 채취하자”가 아니다. 필요한 만큼의 난자를 안전하게 확보하고 그 안에서 좋은 배아를 얻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같은 AMH인데 왜 나는 난자가 적을까

 

난임 환자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이다. AMH가 비슷한 친구는 난자가 10개 나왔는데 나는 3개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흔하다.

하지만 AMH는 난소에 남아 있는 난포의 대략적인 양을 보여주는 지표이지 이번 주기에 몇 개의 난자가 나올지를 정확히 예측하는 숫자는 아니다.

실제 난소 반응에는 나이, 기초난포수(AFC), 체중, FSH 수용체의 민감도, 기초 LH 수치, 주사 종류와 용량, 자극 시작 시점 등이 함께 영향을 준다.

그래서 같은 여성도 첫 채취에서는 난자가 3개 나왔다가 다음 채취에서는 7개가 나오기도 한다.

 

첫 번째 과배란은 ‘내 난소 사용설명서’를 만드는 과정

 

첫 시험관아기 시술에서 원하는 만큼 난자가 나오지 않으면 실패했다는 생각부터 들기 쉽다. 그러나 의료진 입장에서는 첫 과배란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정보를 얻는다.

어느 정도의 FSH에 난소가 반응했는지, 난포들이 고르게 성장했는지, 성숙난자 비율은 어땠는지, 난자와 배아의 질은 어땠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주기에는 FSH 용량을 조정하거나 LH 활성을 추가하고, hMG를 섞거나 다른 종류의 FSH로 바꾸는 식으로 전략을 달리할 수 있다.

따라서 첫 번째 채취는 단순히 난자를 얻는 과정이 아니라 내 난소가 어떤 자극에 반응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제일 좋은 주사’보다 ‘나에게 맞는 주사’가 중요

 

난임병원에서 사용하는 과배란 주사는 종류도 많고 이름도 복잡하다. 그래서 환자들은 어느 주사가 가장 좋은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최신 연구들이 보여주는 결론은 의외로 단순하다.

모든 여성에게 가장 좋은 과배란 주사 하나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FSH 단독으로 충분히 잘 반응하고, 누군가는 LH 활성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난소예비력이 높은 여성은 낮은 용량으로도 충분한 반응을 보일 수 있고, 난소예비력이 낮은 여성은 용량을 높여도 난자 수가 크게 늘지 않을 수 있다.

난임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가장 비싼 주사도, 가장 강한 주사도 아니다.

내 난소가 어떤 호르몬에 얼마나 반응하는지를 찾아가는 것. 과배란 주사의 선택은 결국 그 과정에 가깝다.

그래서 난임의사는 채취 주기마다 과배란 주사제를 바꾸거나 여러 종류를 조합해 사용하는 것도 단순히 약을 이것저것 시험해보는 것이 아니라, 이전 주기의 난포 성장과 채취 결과를 토대로 어떤 호르몬 조합에서 내 난소가 가장 잘 반응하는지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복잡한 주사 이름보다 ‘어떤 호르몬이 들어 있느냐’를 보자

 

과배란 주사 이름은 어렵고 제품도 많지만 모두 외울 필요는 없다. 처방전을 볼 때는 크게 FSH만 들어 있는 주사인지, FSH와 LH가 함께 들어 있는 주사인지, FSH와 LH 활성을 함께 가진 hMG 계열인지, 오래 작용하도록 만든 FSH인지 정도만 구분해도 이해가 훨씬 쉬워진다.

예를 들어 고날에프·퓨어곤·레코벨은 FSH 계열이고, 퍼고베리스는 FSH와 LH를 함께 공급하는 주사다. 메노푸르는 FSH와 LH 활성을 함께 가진 hMG 계열이고, 엘론바는 한 번 투여하면 비교적 오래 작용하도록 만든 장기지속형 FSH 계열이다.

이렇게 보면 의료진이 채취할 때마다 주사를 바꾸거나 여러 종류를 섞어 쓰는 이유도 조금 이해하기 쉬워진다. 이번에는 FSH 단독으로 자극해보고, 다음에는 LH 활성을 더해보거나 hMG 계열을 사용하면서 이 여성의 난소가 어떤 호르몬 조합에서 가장 잘 반응하는지를 이전 채취 결과를 토대로 찾아가는 것이다.

결국 과배란 주사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제품이 가장 좋으냐가 아니다. 내 난소가 어떤 호르몬에, 어느 정도의 용량으로 가장 적절하게 반응하느냐를 찾아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