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ChatGPT, OpenAI) 이미지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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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기 동결배아이식을 준비하는 난임환자에게 가장 신경 쓰이는 순간 가운데 하나는 ‘배란일’을 잡는 일이다. 집에서는 배란테스트기의 두 줄이 진해지는지 살피고, 병원에서는 초음파로 난포 크기를 확인하면서 혈액검사를 통해 황체형성호르몬(LH)과 프로게스테론 수치를 측정한다.

왜 이렇게 배란일을 촘촘하게 확인할까. 자연주기 동결배아이식에서는 배아의 발달 단계와 자궁내막이 착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기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배란 시점을 하루만 다르게 판단해도 이식 날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연주기 배아이식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LH 급상승(LH surge)’만이 반드시 유일한 기준일 필요는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Human Reproduction’ 2026년 9월호에 실린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 연구진은 혈중 프로게스테론 상승을 이용해 배란 시점을 정한 경우와 LH 상승을 기준으로 이식 날짜를 정한 경우를 비교했다. 그 결과 두 방법 사이에 생아출산율의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배란일 하루가 중요한 자연주기 이식

 

자연주기 동결배아이식은 여성의 자연 배란과 황체 기능을 이용해 자궁내막을 준비하는 방식이다. 외부에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해 내막을 조절하는 인공주기와 달리 난포 성장과 배란을 추적한 뒤 그에 맞춰 동결배아를 해동해 이식한다.

문제는 실제 배란이 일어나는 시점을 정확하게 한 점으로 찍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배란에 앞서 LH가 급격하게 상승하기 때문에 자연주기 이식에서는 혈중 또는 소변 LH 상승을 배란 시점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사용해왔다. 흔히 난임환자들이 말하는 ‘배란테스트기 두 줄’ 역시 소변 속 LH 상승을 포착하는 원리다.

하지만 LH 상승은 사람마다 시작 시점과 지속시간이 다르고 검사 간격에 따라 급상승 구간을 놓칠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지표로 배란을 전후해 상승하기 시작하는 프로게스테론에 주목했다. 프로게스테론은 배란 무렵부터 증가해 초기 황체기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실제 배란과 자궁내막의 황체화가 진행됐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가 될 수 있다.

 

프로게스테론 기준 56.6%·LH 기준 52.0%

 

연구진은 2022년 10월부터 2025년 4월까지 튀르키예의 한 대학병원 IVF센터에서 시행한 ‘진정 자연주기(true natural cycle)’ 동결배아이식 490주기를 전향적으로 분석했다.

이 가운데 286주기는 프로게스테론 변화를 기준으로 이식 시점을 결정했고, 204주기는 기존 방식대로 LH surge를 기준으로 이식 날짜를 정했다. 모든 주기에서는 연속적인 초음파 검사와 혈중 호르몬 측정으로 배란 과정을 추적했다.

가장 중요한 생아출산율은 프로게스테론 기준군에서 56.6%(286주기 중 162건), LH 기준군에서 52.0%(204주기 중 106건)로 나타났다. 숫자만 보면 프로게스테론군이 4.6%포인트 높았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아니었다.

나이와 체질량지수(BMI), 난임 기간과 원인, 이식 당시 자궁내막 두께, PGT 여부, 이식 배아 수와 배아 질 등을 보정한 뒤에도 결과는 같았다. 프로게스테론 기준 이식의 조정 상대위험도(aRR)는 1.09였고 95% 신뢰구간은 0.93~1.30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조정 생아출산 확률 역시 프로게스테론군 약 57.2%, LH군 약 52.3%로 계산됐으며 절대 차이는 4.9%포인트였지만 신뢰구간이 -3.8%에서 +13.6%까지 걸쳐 있었다.

임상적 임신율도 프로게스테론군 67.5%, LH군 62.3%로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 혈중 hCG 양성률은 각각 74.1%와 70.6%, 임상임신 후 유산율은 16.1%와 16.5%로 거의 비슷했다. 즉 어떤 호르몬을 기준으로 배란 시점을 잡았는지가 임신과 출산 결과를 결정하는 독립적인 요인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배란테스트기 한 번’으로 이식일 정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연구를 ‘LH 검사는 필요 없다’거나 ‘배란테스트기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집에서 배란테스트기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초음파검사와 혈중 호르몬검사를 함께 받았다.

연구진이 비교한 것도 가정용 배란테스트기와 프로게스테론검사가 아니라, 병원이 자연주기 이식의 기준점을 LH surge에 둘 것인지 혈중 프로게스테론 상승에 둘 것인지였다.

오히려 이번 연구가 보여주는 핵심은 자연주기 배아이식에서 배란 시점을 판단하는 방법이 반드시 하나뿐일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LH가 순간적으로 상승했다가 떨어지는 과정이 검사 사이에 지나가 버리거나 LH 패턴이 명확하지 않은 여성에서는 프로게스테론의 상승 흐름을 함께 살펴 이식 날짜를 결정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 역시 프로게스테론을 이용한 이식일 결정이 LH 기반 방식의 현실적인 대안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LH surge를 놓칠 위험을 줄이고 자연주기 모니터링을 보다 단순하게 만들면서도 임신 결과를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아직 ‘프로게스테론 방식이 LH 방식보다 더 좋다’고 결론 내릴 단계는 아니다. 이번 연구는 무작위대조시험이 아닌 단일기관 관찰 연구이며 어느 방법을 사용할지 무작위로 배정하지 않았다.

특히 프로게스테론 기준값은 해당 병원의 검사 장비와 프로토콜에서 설정됐기 때문에 다른 병원이 동일한 수치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도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진도 충분한 규모의 다기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결국 자연주기 동결배아이식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배란테스트기가 두 줄이 됐느냐’가 아니다. 난포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LH가 언제 상승했는지, 프로게스테론이 언제부터 올라오기 시작했는지를 종합해 배아가 들어갈 날과 자궁내막의 착상 시간이 얼마나 정확하게 맞느냐가 핵심이다.

이번 연구는 그 시간을 맞추는 방법이 기존의 LH 한 가지 기준에서 프로게스테론이라는 또 다른 선택지로 넓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