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안쪽을 둘로 나누는 벽인 ‘자궁중격’을 제거하면 임신 성공률이 높아질까.

난임 치료를 받거나 시험관아기시술(IVF)을 준비하는 여성들에게 자궁중격 제거수술은 오랫동안 고려돼 온 치료 방법이다. 그러나 수술이 실제로 임신과 출산 가능성을 높이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학적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2026년 발표된 새로운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자궁중격 제거수술이 생아출산율을 뚜렷하게 높인다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무작위 임상시험 5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자궁중격 제거수술의 생식학적 이득을 입증할 근거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자궁 안의 벽 제거하면 착상에 유리할까

 

자궁중격은 태아 시기에 자궁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내부의 벽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발생하는 선천성 자궁기형이다. 자궁의 바깥쪽 모양은 비교적 정상적이지만 내부 공간이 중격에 의해 부분적으로 또는 상당 부분 나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자궁중격은 유산이나 조산 등 불리한 임신 결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난임 검사에서 자궁중격이 발견되면 자궁경을 이용해 중격을 절제하는 수술이 시행되기도 한다.

수술의 목적은 자궁 내부 공간을 정상적인 형태에 가깝게 만들어 배아가 착상하고 태아가 성장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궁의 구조를 교정하는 것이 실제 생아출산율 향상으로 이어지는지는 별도로 검증해야 할 문제다.

 

수술군 31%, 비수술군 35%…출산율 차이 확인되지 않아

 

이번 연구는 자궁중격 제거수술의 효과를 보다 엄격하게 평가하기 위해 무작위 대조시험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무작위 대조시험은 참여자를 무작위로 나누어 치료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 방법이다.

연구진이 검토한 무작위시험은 모두 5건이었다. 다만 이 가운데 수술 자체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수술군과 비수술군을 직접 비교한 연구는 1건이었다. 나머지 연구들은 서로 다른 수술 기법의 차이를 평가했다.

직접 비교시험에서는 난임이나 유산, 조산 경험이 있는 자궁중격 여성 80명을 수술군과 비수술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최종 분석 대상은 수술군 39명과 비수술군 40명이었다.

그 결과 생아출산율은 수술군 31%, 수술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한 여성군 35%로 나타났다. 임상적 임신율은 수술군 56%, 비수술군 48%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생아출산에 대한 상대위험도는 0.88로 나타났으며, 신뢰구간이 넓어 수술의 이득이나 불이익을 확정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수술이 출산율을 떨어뜨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현재의 무작위시험 근거만으로 출산율 개선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수술 방법 개선과 임신 성공률 향상은 다른 문제

 

연구진은 자궁중격 제거에 사용되는 수술 기법을 비교한 무작위시험들도 검토했다. 일부 수술 방법에서는 수술시간 단축, 수술 후 통증 감소, 수술 중 사용되는 액체의 흡수량 감소 등 장점이 관찰됐다.

그러나 이러한 수술 과정의 개선이 임신율이나 생아출산율 향상으로 일관되게 연결되지는 않았다. 수술이 더 빠르고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다는 사실과 수술을 받은 여성이 더 높은 확률로 출산한다는 사실은 구분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현재까지 수술군과 비수술군을 직접 비교한 무작위시험의 규모가 작아 중격의 크기나 형태, 반복유산 경험 등에 따라 특정 환자군이 더 큰 이득을 얻는지 판단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IVF 전 자궁중격, 반드시 제거해야 할까

 

이번 연구는 IVF를 준비하는 여성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IVF 전 초음파나 자궁경 검사에서 자궁중격이 발견되면 배아이식 전에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배아가 여러 차례 착상하지 않았거나 유산을 경험한 여성이라면 자궁중격이 원인일 가능성을 우려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만으로 모든 자궁중격 여성에게 수술을 권고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수술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단정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미국생식의학회가 2024년 발표한 자궁중격 진료지침에서도 난임 여성이나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의 자궁중격 절제술은 고려할 수 있지만,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일률적으로 권고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복유산이 있는 여성에게는 수술을 선택지로 제시할 수 있으며, 환자의 임신력과 자궁 형태, 수술 위험 등을 고려해 의료진과 함께 결정하도록 권고했다.

 

자궁중격 발견 자체가 수술의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이번 연구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자궁중격의 존재와 수술의 필요성을 동일하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궁중격은 불리한 임신 결과와 관련될 수 있지만, 자궁중격을 제거하는 수술이 모든 여성의 임신 성공률을 높인다는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특히 IVF를 준비하는 여성이라면 반복유산 여부, 이전 배아이식 결과, 자궁중격의 형태와 범위, 다른 난임 원인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수술에 따른 자궁천공이나 출혈, 치료 일정 지연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는 자궁중격 제거수술의 필요성을 부정하기보다, 수술을 결정하는 기준이 보다 정밀해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궁의 형태를 교정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실제 임신과 출산에 도움이 되는 치료인지를 충분한 근거로 판단하는 일이다.

 

※ M. Acosta Chiquillo, S. Arens Nieto, A.M. Calabria Valencia 등 연구진이 2026년 국제학술지 ‘산부인과 임상 및 연구(Clínica e Investigación en Ginecología y Obstetricia)’ 제53권 제4호에 발표한 논문 ‘중격자궁에서 자궁경을 이용한 중격 절제술: 무작위 임상시험의 체계적 문헌고찰(Hysteroscopic Septum Resection in Septate Uterus: Systematic Review of Randomized Trials)’을 중심으로 작성했습니다. 또한 미국생식의학회(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ASRM)의 2024년 자궁중격 진료지침 ‘Evidence-based Diagnosis and Treatment for Uterine Septum: A Guideline’을 참고했습니다.

주 연구논문 DOI: 10.1016/j.gine.2026.101141.

논문 원문: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210573X26000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