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대사질환이 없다면 비만이 시험관아기시술(IVF)에 미치는 영향도 적을까.

혈당과 혈압이 정상인 여성이라도 과체중이나 비만이 있으면 난자의 수정과 배아 발달 과정에서 불리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장시성 모자보건병원 생식의학센터 연구진은 난관성 난임 여성 3770명을 분석한 결과, 과체중·비만이 정상 수정률과 양질의 배반포 형성률 감소에 연관됐으며 이러한 경향은 대사 건강 상태에 따라 뚜렷하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난소연구저널(Journal of Ovarian Research)’에 발표됐다.

 

대사질환 없어도 배아 발달 지표 낮아져

 

연구진은 2016년 1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첫 시험관아기 시술(IVF) 또는 미세수정(ICSI)을 받은 난관성 난임 여성 3770명의 치료 결과를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난소 예비력이 정상인 여성으로 제한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나 난소기능저하 등 다른 난임 원인이 분석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다.

연구진은 혈압과 혈당, 혈중 지질 상태 등을 기준으로 대사적으로 건강한 여성 1849명과 대사 건강이 좋지 않은 여성 1921명을 구분한 뒤 체질량지수(BMI)에 따른 수정률과 배아 발달, 임신 결과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과체중·비만은 일반 시험관아기 시술에서 정상 수정률이 3.4%포인트 낮은 것과 관련됐다. 미세수정 시술에서도 정상 수정률이 3.9%포인트 낮았으며, 성숙 난자 비율 역시 4.1%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특히 일반 시험관아기 시술(IVF)에서 양질의 배반포 형성률은 3.5%포인트 낮았다. 배반포는 수정 후 약 5~6일 동안 발달한 배아로, 시험관아기 치료에서 이식하거나 동결할 배아를 평가하는 중요한 단계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연관성이 대사 건강 상태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혈당과 혈압, 지질 수치가 양호하더라도 체중과 관련된 배아 발달 차이가 나타날 가능성을 보여준다.

 

난자 많이 채취해도 배아의 질은 별개

 

이번 연구에서는 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난자 채취 수가 증가하는 연관성도 관찰됐다. 연구진은 난포자극호르몬(FSH)을 통한 간접 경로가 이러한 연관성의 약 4.7~6.3%를 설명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난자 채취 수가 많다고 반드시 양질의 배아를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난자의 수와 성숙도, 정상 수정 여부, 배반포 발달 능력은 서로 다른 지표이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는 시험관아기 치료 성적을 평가할 때 난자 채취 수뿐 아니라 정상 수정률과 성숙 난자 비율, 양질의 배반포 형성률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배아 발달 차이, 실제 출산율 감소로 이어질까

 

그렇다면 비만 여성의 시험관아기 성공률도 낮아지는 것일까.

연구진은 임상적 임신율과 유산율, 생아출산율도 분석했지만 다중비교 보정 이후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은 확인하지 못했다. 임상적 임신율과 생아출산율의 절대 차이도 2.5%포인트 이내로 작았다.

따라서 이번 연구를 근거로 비만이 시험관아기 출산 성공률을 일정 비율 낮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수정과 배아 발달 단계에서 관찰된 차이가 실제 임신과 출산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체지방 증가 자체가 대사 이상과 별개로 생식 결과와 연관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대사 건강 상태에 따른 차이가 통계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대사질환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난관성 난임과 정상 난소 예비력을 가진 여성의 첫 시술 결과를 분석한 관찰연구다. 모든 난임 여성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거나 체중 감량이 배아의 질과 출산율을 반드시 개선한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이번 연구는 비만 여성의 시험관아기 치료에서 혈당이나 혈압이 정상이라는 사실만으로 체중 관련 영향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난임 치료에서는 대사 건강과 체중 상태를 함께 평가하되 여성의 나이와 난소기능, 치료 일정 등을 고려한 개별적인 접근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 중국 장시성 모자보건병원 생식의학센터의 완샤오쥐(Xiaoju Wan), 위민(Min Yu), 탄쥔(Jun Tan) 등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난소연구저널(Journal of Ovarian Research)’에 2026년 발표한 논문 ‘대사 동반질환을 넘어: 대사 건강 상태별 분석으로 확인한 난관성 난임 여성의 체질량지수와 보조생식술 결과의 연관성(Beyond metabolic comorbidity: metabolic health stratification reveals BMI–ART associations in tubal factor infertility)’을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DOI: 10.1186/s13048-026-02248-x, PMID: 42860527. 논문 원문은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PubMed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