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의 모양이 정상과 다른 선천성 자궁기형을 가진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조산과 태반조기박리, 둔위 분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산의 보정 오즈비는 2.43, 태반조기박리는 3.01, 둔위는 6.42로 분석됐다. 국내에서 발생한 약 87만8000건의 출산 자료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자궁기형은 여성의 생식기관이 태아 시기에 형성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이상이다.

자궁 내부가 벽으로 나뉜 자궁중격, 자궁 윗부분이 두 갈래로 갈라진 쌍각자궁, 자궁의 한쪽만 발달한 단각자궁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여성은 특별한 증상 없이 생활하다가 난임 검사나 반복 유산, 임신 중 초음파 검사를 통해 처음 진단받기도 한다.

 

국내 출산 약 87만8000건 분석…자궁기형 여성 6038명 확인

 

2026년 9월 발표된 국내 연구에서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단태아 분만 약 87만8000건을 분석했다. 단태아 분만은 쌍둥이 등 다태아가 아닌 한 명의 태아를 출산한 경우를 의미한다.

전체 분석 대상 가운데 자궁기형이 확인된 여성은 6038명이었다. 연구진은 자궁기형이 있는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의 임신 및 분만 결과를 비교해 자궁의 구조적 이상이 산과적 합병증과 어떤 연관성을 보이는지 평가했다.

분석 결과 자궁기형 여성의 조산 보정 오즈비는 2.43으로 나타났다. 보정 오즈비는 다른 관련 요인의 영향을 통계적으로 고려한 뒤 두 집단에서 특정 결과가 발생할 상대적인 오즈를 비교한 수치다. 따라서 이를 조산의 절대 발생률이 2.43배라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조산은 임신 37주가 되기 전에 출산하는 경우를 말한다. 출생 시기가 빠를수록 신생아의 호흡기 질환과 체온 조절 장애, 신경발달 문제 등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산전 관리에서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태반조기박리 3.01배·둔위 6.42배…분만 합병증도 증가

 

조산뿐 아니라 태반과 태아의 위치에 관련된 합병증에서도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태반조기박리의 보정 오즈비는 3.01이었다. 태반조기박리는 태아가 태어나기 전에 태반이 자궁벽에서 일부 또는 완전히 떨어지는 상태다. 심한 경우 산모의 출혈과 태아의 산소 공급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둔위의 보정 오즈비는 6.42로 세 가지 주요 결과 가운데 가장 높았다. 둔위는 태아의 머리가 아래쪽을 향하는 일반적인 자세와 달리 엉덩이나 발이 자궁 아래쪽에 위치하는 상태를 말한다.

자궁 내부 공간의 형태가 일반적인 자궁과 다르면 태아가 성장하면서 자세를 바꾸거나 머리를 아래로 향하게 되는 과정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연관성만으로 자궁기형이 둔위를 일으키는 직접적인 기전까지 입증됐다고 볼 수는 없다.

 

자궁기형 있다고 모두 조산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자궁기형이 임신과 출산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과 자궁기형 여성 모두가 임신 합병증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궁기형은 종류와 형태, 자궁강의 변형 정도에 따라 임신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 같은 자궁기형으로 진단받았더라도 과거 유산이나 조산 경험, 자궁경부 상태, 동반 질환 등에 따라 실제 임신 경과는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이미 출산에 이른 단태아 임신을 대상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자궁기형 여성 전체의 자연임신 가능성이나 시험관아기 성공률, 임신 초기 유산 위험을 직접 평가한 연구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IVF 임신 전 자궁기형 확인과 산전 관리 중요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에게도 이번 연구는 의미가 있다.

시험관아기시술(IVF)에서는 난자와 정자의 수정, 배아 발달, 배아이식 과정에 관심이 집중되기 쉽지만 임신이 성립된 이후 태아가 성장할 자궁의 구조 역시 중요하다.

자궁기형이 의심되는 여성은 필요에 따라 3차원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자궁의 형태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자궁기형이 발견됐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여성에게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자궁기형의 종류와 임신력, 증상, 수술의 기대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미 임신한 여성이라면 자궁기형의 형태와 과거 산과력을 고려해 조산 징후, 태아 성장과 위치, 태반 상태 등을 관찰하는 개별화된 산전 관리가 중요하다.

이번 국내 대규모 연구는 선천성 자궁기형이 단순히 자궁 모양의 차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임신 유지와 분만 결과에도 연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조산과 태반조기박리, 둔위에서 확인된 높은 보정 오즈비는 자궁기형 여성에 대한 세심한 임신 관리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강남세브란스병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구로병원,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소속 최아영·김민아·조금준·황한성 연구진이 2026년 9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발표한 논문 ‘선천성 자궁기형과 임신 결과: 인구 기반 후향적 코호트 연구(Congenital Uterine Anomalies and Pregnancy Outcomes: A Population-Based Retrospective Cohort Study)’를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18~2023년 국내 단태아 분만 약 87만8000건을 분석하고 자궁기형과 조산, 태반조기박리, 둔위의 연관성을 평가했습니다. DOI: 10.3390/jcm15176788, PMID: 42739791. 논문 원문: https://pubmed.ncbi.nlm.nih.gov/42739791/